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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1000만판 신화' 빚은 피자헛 정태영 R&D 팀장

떡볶이 피자? 만들어봤다.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도, 치킨과 순대도 피자에 올려봤다. 특이했지만 맛은 없더라. 산삼배양근을 얹은 피자도 만든 적 있다. 아뿔싸, 11만원이 넘었다. 모두 실패,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성공한 피자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소위 별 짓을 다한다. 하루에 피자 30~40판은 거뜬히 구워 먹었다. 한국 피자헛 R&D팀을 이끌고 있는 정태영 팀장(40)이 주인공이다.

정 팀장이 지난해 개발한 '크런치 골드' 피자는 최단 시간 100만판 판매를 기록했다. 2010년 4월 출시한 '더 스페셜' 피자까지 합쳐 1000만판 팔려나갔다. 쫄깃한 찰도우 위에 담백한 토핑을 얹고(더 스페셜), 피자 테두리를 생감자칩과 체다치즈로 구워 바삭한 식감(크런치 골드)을 살린 게 비결이다.

한 해 우리나라 피자업계에 출시되는 신메뉴는 50여종. 이 중 롱런하며 히트하는 메뉴는 1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다. 2년 연속 매출 홈런을 날린 정 팀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피자헛의 온에어 쿠킹클래스'를 진행, '폴 쉐프'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피자 신제품 개발에 1년이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피자는 무척이나 과학적인 요리다. 모든 재료를 한 번에 구울 때 빵이 안 익거나, 치즈가 타거나, 식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300개 넘는 매장에서 모두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쉬운 레시피를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뿐인가. 배달 피자를 고려해 재료가 30분 후에 굳는 정도도 살피고, 포장 피자를 생각해 전자레인지에 식은 피자를 돌렸을 때의 상태도 따져본다. 고단한 과정이지만 성공하면 희열은 말로 다 못한다.

-'감자칩+치즈'(크런치 골드) 조합은 어떻게 얻어냈나.

▶먹다가 입이 헐고 데는 일이 허다했다. 처음엔 고구마칩을 구워봤다. 열을 받으니 너무 딱딱해지더라. 마늘 칩은 씁쓸했다. 바삭한 맛을 살리기 위해 과자도 97가지나 사서 구워봤다. 새우깡을 부셔서 넣기도 했다. 빵 끝만 수천 번 테스트했을 것이다. 생감자칩과 체다치즈의 조화를 만들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피자를 매일 먹으니 부러워하는 이들도 많겠다.

▶그냥 편하게 먹는 게 아니다. 먹으면 반드시 삼킨다. 맛이 오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10분 후 맛도 살핀다. 타사의 신제품도 무조건 맛보는데, 한 입 먹어보면 성공할지 감이 온다.

-2004년부터 피자개발을 해왔다. 가장 애착이 가는 피자는.

▶'더 스페셜' 피자다. '피자헛'이라 하면 금방 살이 찔 것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고정관념을 싹 바꿔놓았다. 크림 치킨 토핑이 인기인데 훈제 닭고기 특유의 담백한 맛으로 여성 고객층이 두터워졌다.

-피자를 패스트푸드로 보는 시선은 어떻게 생각하나.

▶피자는 영양성분을 고려한 완전식품이다. 우리 딸(12)도 피자를 자주 먹는다. 아이들에겐 슈퍼 수프림 피자를 권한다. 고기와 야채가 가장 골고루 들어가 있다. 미국의 한 식품전문가는 피자를 미래에 살아남을 유일한 음식이라고 칭찬했다. 실제로 영화 '데몰리션 맨'에선 미래 지구에 남는 마지막 식당이 바로 피자헛이다.

·사진 /도정환기자 doremi@

"업계 제품개발 경쟁, 첩보 드라마 방불"

스펙터클한 첩보 드라마가 따로 없다. 제품 개발을 둘러싸고 업계의 정보전이 대단하다.

원료업체를 통해 정보를 빼내기도 한다. 그래서 해물 피자를 준비하는 듯 재료를 받아 소문을 흘리고는 따로 쇠고기 피자를 출시한 적도 있었다. 경쟁업체 직원이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위장 취업하기도 했다. 최근엔 원료를 그냥 쓰지 않고 양념을 따로 하는 게 유행이라 이런 예전 방법으로 비법을 알아내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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