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2만개나 되던 쿵푸학교가 지금은 정확한 통계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쇠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즈는 26일 특집기사를 통해 중국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쿵푸학교를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이소룡과 성룡, 이연걸 등 걸출한 쿵푸 스타가 되려는 젊은이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 쿵푸 기숙학교로 뛰어들면서 한 때 100만 명을 넘어서는 호황기를 구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지금은 쿵푸학교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쿵푸를 담당하는 기관과 스포츠로 개발된 우슈를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정확한 쿵푸학교 숫자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학교 수가 당시의 절반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쿵푸학교가 급감한 이유는 졸업 후 취업 기회가 감소한 데다 공교육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인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쿵푸학교들이 자초한 측면도 많다. 교육의 질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한 채 잇단 사건사고에 연루되면서 학생과 부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소림사가 있는 허난성에서 꽤 유명한 한 쿵푸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 학생 3명이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 발견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쿵푸학교 교사가 학생 42명의 팔을 담배 불로 지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교사는 "내가 사범이었던 사실을 학생들이 오래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고 경찰에 밝혀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심지어 쿵푸 선생에게 맞아 죽은 학생이 나오는가 하면 학생을 때려 다치게 한 죄로 3년형에 처해진 교사도 있었다.
소림사 인근의 쿵푸학교를 다닐 때 쿵푸대회에서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던 쩌우궈준 사범은 "소림사가 있는 덩펑시에만 100개 이상의 쿵푸학교가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이 파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들이 부족한 예산을 메우려고 학생들을 무리하게 공연에 참가시키는 등 학대하고 있다"며 "학생과 부모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학교가 쿵푸 이외에 다른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쓰촨성 쿵푸사범인 류쑤이빈은 "오전 내내 쿵푸를 배운 학생들이 오후 학과 수업 때 졸기 일쑤지만 이를 제지하는 선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쿵푸학교 졸업생들이 실제로 쿵푸를 직업으로 삼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보안요원만 되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