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한 주, 스케줄을 살피던 이규호 대리(30)가 낯을 찡그린다.
"또 레스토랑에서 약속이네. 와인도 마시겠지? 어려워서 싫은데…."
점심 비즈니스 미팅은 물론 요즘은 거래처와의 저녁 회식에서도 독한 소주 대신 와인을 마시는 횟수가 늘었지만 이 대리는 여전히 불편하고 낯설다.
격식은 모자라거나 과하면 금세 움츠러들고 어색해진다. 매너란 자연스럽게 몸에서 나올 때 빛난다. 와인전문가인 아영FBC의 김혜주 마케팅실장이 직장인을 위한 '와인 매너'를 귀띔했다.
Q.상사가 와인을 따라줄 땐 왠지 두 손으로 들고 받아야 편한데.
A.잔을 들어 와인을 받지 않는 게 정석이다. 존경의 표시를 하고 싶다면 와인 받침 부분에 손가락을 가볍게 얹으면 된다.
Q.건배할 때 멀리 앉은 사람에게도 일어나서 인사해야 하는지.
A.잔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건배하는데, 먼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눈을 마주치며 잔을 살짝 올리는 시늉 정도면 된다. 건배할 땐 와인잔의 볼이 가장 넓은 부분을 부닥친다. 그래야 소리가 아름답고, 잔도 잘 깨지지 않는다.
Q.와인잔을 흔들며 향기를 맡기도 하던데.
A.정찬 중에는 원칙적으로 잔을 흔들지 않는 것이 좋다. 특별히 상대방이 좋은 와인을 대접 할 경우 제대로 즐기기 위해 잔을 돌려 아로마를 느껴봐도 좋다. 잔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흔들어야 와인이 남에게 튀지 않는다.
Q.상대에게 와인을 채워 줄 때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A.맥주나 소주는 잔이 완전히 비어야 따라주지만 와인은 빈 잔이 될 때까지 따라주지 않는 것이 실례다. 와인글라스의 3분의 1 정도를 따라주고 이보다 많이 내려가면 잔을 채워준다.
Q.와인을 따라주는 순서가 늘 헷갈린다.
A.와인을 주문한 사람은 소믈리에가 가져온 와인을 먼저 맛보는 '호스트 테이스팅'을 한다. 맛과 향이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면 여성에게 먼저 따른 뒤 초대한 사람의 우측부터 돌아가며 잔을 채워준다.
Q.어떤 안주를 시켜야 무난한지.
A.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모두 치즈가 잘 어울린다. 치즈가 싫으면 크래커를 좀 더 요청하라. 과일이나 맵고 국물 많은 안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계란이 들어간 음식도 와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Q.너무 비싼 와인을 주문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A.와인 리스트는 가격순으로 나열돼 있다. 와인 리스트를 보면서 소믈리에에게 원하는 가격대에 슬그머니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표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