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의 기준은 컨텐츠다
소비자 트렌드, 문화 트렌드를 읽는 방법 중 하나는 '핫 플레이스'(Hot Place)를 찾아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인기 있는 장소, '가보고 싶다'는 혹은 '가보라'는 말이 번지는 곳을 살펴보면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트렌드 정보서비스에 국내외 핫플레이스 정보가 포함되길 바란다.
최근 젊은 층에게 주목 받는 핫 플레이스는 놀이터, 공원이다.
방배동 카페, 가로수길 SPA매장, 청담동 퓨전펍(Fusion pub)과 같은 구체적 시설물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다. 배경은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다. 사일런트 디스코는 말 그대로 조용하게 춤을 추는 것이다.
열린 공간에는 DJ가 있고, 운영자들은 방문자에게 몇 천원의 비용과 신분증을 받고 헤드폰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DJ가 틀어 주는 음악과 멘트를 들으며 춤을 춘다. 소음도 없고, 환호성도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를 벗어나도 주파수를 통해 전달되는 음악은 끊기지 않는다. 놀이터, 공원에 모여 있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사일런트 디스코는 진화 중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음악과 춤에 대한 소통을 한 사람들이 지하철역이나 한강둔치 같은 곳에서 소위 '번개'를 시도할 정도다.
각자의 휴대전화에 같은 음악을 담아 같은 시각, 같은 장소로 모여든다. 이들은 별 다른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정해진 음악이 끝날 때까지 춤을 춘다. 노래와 춤이 끝나면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길로 돌아간다. 정말 '쿨'하다.
물론 이런 현상은 시간성, 지역성, 보편성, 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트렌드라기 보다 패드(Fad)에 가깝다. 하지만 핫플레이스란 것이 물리적 공간 중심에서 벗어나 컨텐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보통 사람이 '댄싱보이'고 '나는 가수'인 시대, 멋지다! /박상진 이사(글로벌 트렌드 연구소 트렌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