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고향 팀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이 한국 야구에 다시 적응하고 있다. 전지훈련지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이승엽은 예전보다 마른 몸이었다. 그만큼 충실한 훈련을 했다는 증거다.
8년만에 돌아온 한국 야구의 발전에 놀라워했다.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보다 낫다. 여기 캠프에서 계속 일본 팀들을 이기고 있지 않는가. 아직 번트 등 작전 야구에서는 뒤지지만 확실히 파워와 치는 것은 우리가 앞선다."
그는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이끈 새로운 투수들과 대결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뛰었던 2003년 이후 한국 야구는 완전히 달라졌다. 류현진·윤석민·김광현 등 새로운 에이스들이 등장했고, 각 구단의 주축 투수는 모두 젊고 생소하다. 투구술 뿐만 아니라 마운드 운용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했다.
그들과 맞서는 이승엽은 백지 상태나 다름없다. 대부분 생소한 투수들을 상대하는 어려움이 크다. 반대로 투수들은 이승엽에 대해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다. 일본에서 몸쪽 볼에 약점을 드러냈고, 왼손투수에 약했다. 상대 배터리는 이승엽을 집중공략할 것이다.
부지런히 스포츠 TV와 동영상을 통해 투수들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직접 상대할 수 밖에 없다. 될수록 실전에서 많은 공을 봐야 한다. 그는 오키나와 실전 5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귀국 후에는 시범경기에서 적응에 나선다.
이승엽이 삼성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1루수로 나서면서 최형우·박석민·채태인 등과 함께 중심 타선에 포진한다. 2연패를 노리는 류중일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다. 상대투수들이 이승엽에게 집중하면 앞뒤의 타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지는 파급효과도 있다.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그러나 두렵지는 않다." 국민타자가 초심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오키나와=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