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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금남의 화장품 코너 '매출의 꽃'된 남자



■ 우리회사 파워피플: 에스티로더의 '청일점' 박홍정 매니저

"그 남자 매니저님 어디 계세요?"

지난 주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내 에스티로더 매장.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은 박홍정(32)씨가 젊은 여성 고객을 반갑게 맞는다. 얼굴에 트러블이 생겨 달려온 여성은 박씨와 잠시 얘기를 나누곤 에센스와 크림을 사 갔다.

요즘 뷰티업계가 박씨를 주목하고 있다. 전국 67개 에스티로더 매장 중 유일한 남성 매니저로 그가 맡기만 하면 매장 실적이 뛰어오른다.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들의 시선이 꽂힐 수밖에 없다.

깐깐한 여성들을 대하는 박씨는 '청일점'의 매력을 앞세운다. 때론 남자친구처럼, 때론 아들처럼 마음을 다하는 것. 그의 진정성은 매출로 이어졌다.

2002년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화장품 매장은 '금남(禁男)'의 영역이었다. 자신을 구경하듯 빤히 쳐다보는 것도 감수해야했다.

"다가가면 피하는 고객이 많았어요. 남자가 여자 화장품에 대해 얼마나 알겠냐고 되묻는 경우도 다반사였죠."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역전됐다. 오히려 박홍정 매니저 때문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을 잇는다. 그 뒤엔 부단한 노력이 숨어있다.

"'남자'라서 일시적으로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남자인' 매니저로 남을 뿐이에요. 전문 지식을 쌓아 신뢰감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러면 '어! 나보다 많이 아네?'하면서 믿어주세요."

'남자의 시선'도 앞세운다. 립스틱이나 향수를 고르는 여성들에게 "남자가 보기엔 이게 더 좋아요"라고 조언하면 그 제품을 사 간다. 여자친구나 아내의 선물을 사려고 들른 남성 고객들도 같은 남자인 박씨를 더 편하게 대한다.

이성이기 때문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여성 고객뿐이 아니다. 함께 일하는 7명의 여직원들 사이에서도 유일한 남자 선배로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여심을 읽는 섬세한 마음 씀씀이가 '리더십'으로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판매 직원 스스로가 기분 좋아야 고객에게도 잘하게 돼 있죠. 팀워크가 나쁜 매장은 매출 역시 안 좋아요. 파이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덴 남자라서 더 유리해요."

◆외모관리·친절함도 '만점'

박씨에겐 일반 남성들과 다른 부위가 있다. 바로 손이다. 수시로 핸드크림을 발라 아기 손처럼 보드라울 정도다. 많은 여성들의 얼굴을 직접 매만지고, 손등에 색조 테스트를 해야 하니 손 관리에 특히 철저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까다롭게 신경 쓰는 것이 '옷매무새'다. 바지 무릎에 주름이 잡힐까봐 물건을 꺼낼 때도 쪼그려 앉지 않는다. 구두도 흠집이 생길까 조심하고 항상 깨끗하게 닦아 신는다.

친절함도 잊어서는 안 될 덕목이다. "공짜 쿠폰을 들고 오는 손님도 마음을 다해 모시죠. 샘플을 써보고 나중에 정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잖아요."

박씨의 꿈은 야무지다. 지금까지 일해 온 매장·직원관리, 세일즈 경력을 더 쌓아 세일즈 마스터(SEE:Sales&Education Executive) 자리에 오르고 싶다.

"생생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조만간 저를 능가할 멋진 '훈남' 후배들이 나오리라 확신합니다." ·사진/도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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