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지난 3일 개막함에 따라 세계의 시선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쏠리고 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3일~13일)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5일~14일)를 합쳐 부르는 양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방면의 국가 정책을 논의하고 확정하는 자리다. 이번에는 제11기 5차 회의에 해당한다. 지난 2008년 11번째로 구성된 대표(5년 임기)들이 5번째로 갖는 회의라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최대 권력기관으로 규정돼 있는 전인대가 핵심이다. 전인대는 우리나라 국회 격이지만 입법권 이외에 정부 인사권까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국회에 비해서는 권한이 훨씬 강하다.
전인대는 전국 각 성과 직할시, 자치구, 인민해방군을 대표하는 약 3000명의 대표들로 구성된다. 원자바오 총리가 5일 오전 이들 앞에서 실시하는 정부업무 보고가 전인대의 시작이다. 이에 앞서 개막한 정협은 전국 약 2300명 위원으로 구성된다. 정협은 일종의 국정 자문기구 성격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모아진 의견을 전인대에 제출한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중국공산당 이외에 민주당 등 여러 당파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정협이라는 다당 협력체를 운영함으로써 공산당 독재라는 내외부의 비난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번 양회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4세대 지도부의 마지막 정치 행사다. 올 가을 예정된 공산당 대표대회에서 새 공산당 총서기가 선출되면 후진타오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양회는 큰 정치행사 답게 일찍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자오치정(趙啓正) 정협 대변인이 지난 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쓰촨성 청두시 소재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 기도설을 낳았던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부시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자오 대변인은 이와 함께 실각설이 돌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 서기가 전인대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보시라이는 지난해 전인대에서도 수많은 기자들을 몰고 다닐 정도의 인기 정치인이다. 보시라이가 전인대에 참석해 예년의 모습을 재연할 경우 실각설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전인대에 참석한다 하더라도 과거와 달리 신중한 행보를 보인다면 소문은 다시 증폭될 수 있다.
전인대에서 어떤 정책이 새로 확정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안정적인 권력 이양과 사회 안정을 위해 민생 개선방안들이 다수 제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오 정협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사회 상황과 민의에 걸맞는 정치적 제안들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