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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나이

오랜 겨울이 지나 봄 기운이 성큼 다가왔다. 커플들은 도처에서 반팔 차림으로 손을 잡고 다닐 때 우리들은 오리털 파카차림으로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아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연장자들은 젊음은 한 때라며 그 시절을 후회 없이 잘 보내라며 한 소리 하고 싶겠지만 정작 눈부신 젊음을 거쳐내는 그들의 삶도, 까보면 쉽지만은 않다.

한데 이젠 젊음과 늙음의 문제마저도 단순하지가 않게 되었다. 평균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물리적인 젊음의 경계선은 애매해졌다. 같은 서른 살, 마흔 살이라고 해도 외양은 천차만별. '동안'이라는 단어도 점점 의미를 상실할 듯 하다. 게다가 수명연장으로 아흔 평생에 연애는 고작 길어야 십 년, 젊음은 대략 이십 여 년 하면 너무 아깝지 않나. 남은 오육십년은 뒷짐지고 늙은이 행세하란 말인가? 이러니 이젠 일도 사랑도 그에 따라 복잡해지는 게 당연하다. 가급적 오랜 기간 일하는 것이 중요해지며 한 상대와 육십 년 이상의 결혼생활을 지탱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갈 수도 있다. 마흔 살도 어쩌면 청춘으로 봐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삶을 엿가락처럼 억지로 늘려놓는다 해도 여전히 관건은 '마음의 나이'일 것이다. 현대의학으로 몸의 젊음을 지탱시켜본들, 마음의 젊음은 아무도 모르게 어느 순간 훼손될 것만 같다. 긴장도 되고 싫겠지만 어쩔 수는 없을 것 같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아직은 너무 많은 걸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고.

그래도 마음조심이랍시고 내가 무의식 중에 저지르고 있는 짓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실제 나이와 정신연령 간의 갭에 스스로 당황스러워지면 주저 없이 실제 나이를 잊거나 버리고 사는 것. 세상의 요구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내 힘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물리적인 노력과 힘도 필요하겠지만 역시 애티튜드(태도)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나이를 기준으로 취향과 태도와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그저 나라는 사람에게 맞는가 안 맞는가, 그것만을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맑은 눈이 당신에게 있을까?

글/임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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