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을 시간 낭비라고 비난했던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시엘(44)이 모교인 스탠퍼드대에서 강의를 맡기로 해 화제다.

12일(현지시간)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시엘은 올봄 컴퓨터공학과에서 '창업'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

그는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을 창업하고 페이스북, 링크트인, 징가 등에 투자해 엄청난 부를 쌓은 실리콘밸리 내 유명 투자가다.

또 대학 교육 회의론자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실제로 시엘은 지난해 재단을 설립해 창업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한 14∼20세의 청소년 기업가 20명에게 10만 달러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런 그가 강의를 맡기로 하자 스탠퍼드대에서는 학교 인재들을 중도에 벤처 기업으로 데리고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엘 재단 담당자인 짐 오닐은 "시엘이 대학 등록금 인상과 그에 따른 학생들의 부담 등에 관해 관심을 표명해 온 것"이라며 "대학에 다니는 것이 바람직한 사람이 있고 꼭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언급한 것일 뿐 대학의 철폐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그의 창업 강좌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강의 신청이 시작된 지 몇분 만에 250명 정원을 훌쩍 넘어 대기자 명단까지 학생들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생들은 시엘의 실리콘밸리 내 인맥이 대단한 점을 감안, 초청 연사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등이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