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전기 오토바이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3.8L)당 5달러에 육박하자 전기 자동차에 이어 전기 오토바이가 대안으로 등장한 것.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일렉트릭스가 올해 1, 2월에 판매한 전기 오토바이가 2010년과 2012년 2년 동안 팔린 대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스코츠밸리의 제로 모터사이클은 지난해 7월까지 5년 동안 고작 1000대의 전기 오토바이를 팔았지만 올해는 주문량이 많아 2000대 가량 판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헨리 몰린은 매일 왕복 40㎞에 이르는 출퇴근길에 전기 오토바이를 탄다. 몰린이 주유소에 들리는 경우는 음료수를 살 때뿐이다.
이처럼 전기 오토바이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휘발유 오토바이에 못지않은 성능 덕분이다. 제로 모터사이클의 주력 제품인 ZF9은 시속 140㎞까지 달릴 수 있고 한번 충전하면 180㎞를 주행한다. 브라모가 오는 5월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신제품은 시속 160㎞의 속도를 내며 충전 한번에 160㎞를 달린다.
제로 모터사이클 대표인 할란 플래그는 "휘발유 값 상승과 비례해서 전기 오토바이의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전기 자동차인) 닛산 리프와 쉐볼레 볼트의 인기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전기 오토바이에도 구매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오토바이는 30만 대가 넘지만 이 중 전기 오토바이는 극소수다. 전기 오토바이의 가격이 비싼 탓이다.
전기 오토바이가 1.6㎞를 주행하는 데 드는 연료비는 2센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토바이의 가격이 1만 달러에서 1만4000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4만8000㎞를 달려야 휘발유 오토바이와 가격이 같아지는 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