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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박선숙의 아름다운 포기

그에게 어떤 표현이 가장 정확할까. 오래 지켜봤지만 딱히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인물이다. 그만큼 내공이 쌓였다는 얘기일 수도 있을 게다.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박선숙 의원은 동심을 지녔다. 마음씨가 너무나 곱다. 소녀티는 여전하다. 수줍음도 곧잘 탄다. 이는 외면적 모습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속이 꽉 찼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싶다. 허점이 보일 듯 한 외모지만 단호할 땐 물러섬이 없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청와대 대변인을 하면서도 그랬다. 억센 기자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DJ가 친자식처럼 아꼈는지도 모른다.

DJ는 사람보는 눈이 남 다르다고 한다. 그는 동교동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DJ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다보니 주위의 시샘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꼿꼿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천성 덕분이다. 무엇보다 여유가 있다. 그런 점에서는 천상 여장부다. 누가 뭐라해도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울었다고 털어 놓는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청와대 시절부터 시작해 10여 년 이상 그를 보아왔다. 그가 백수 생활을 할 때도, 환경부 차관을 할 때도, 대학 강의 및 대학원에 다닐 때도 만남의 기회가 있었다. 흐트러진 모습이나, 실언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또 남을 비방하는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 누구든지 좋은 면만 보려고 한다. 그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주변에 적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18대 국회의원이 돼 정무위에 배정받던 날도 통화를 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짤막한 그의 말속에 힘이 느껴졌었다. 대변인 때도 그랬지만 단문형 대답도 그의 매력 중 하나다. 그는 약속대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 공부하는 국회의원으로서도 면모를 보여주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그만큼 각광을 받은 의원도 드물 것이다.

이번 19대 총선 준비과정에서도 맹활약을 했다. 야권연대의 1등 공신이다. 자칫 깨지기 쉬운 연대를 성사시켰다. 총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순 없지만 위력을 발휘할 게 틀림없다. 이쯤되면 지역구도 마음대로 선택할 듯 하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연대 협상의 대표로서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신념에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의원들과 비교된다. 제1 야당 사무총장으로서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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