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대인 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서남부 도시 툴루즈의 오자르 하토라 유대인 학교 앞에서 스쿠터를 탄 남성이 어린이와 학부모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번 사고로 교사인 랍비 1명과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초동 수사 결과, 범인이 지난주 인근 지역에서 군인 3명을 쏴 숨지게 한 것과 동일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몽토방에서 군인 3명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12일에도 툴루즈의 다른 지역에서 군인 1명이 피격, 사망했다.
사건 발생 직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클로드 게앙 내무장관, 뤽 샤텔 교육장관, 유대인 단체 대표회의 대표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하는 등 긴밀하게 움직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한 1990년 테러 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서남부 지역에 황색 테러 경보를 발령했다. 황색 경보는 비상사태 선포 직전의 단계로 사르코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여야 정당은 사건 직후 대통령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총기 난사와 관련,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프랑스 사회에 잠재된 반유대인 분위기가 표면화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서는 반유대인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사람이 아닌 기물에 대한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반유대인 사건을 집계하는 기관에 따르면 폭력, 기물 파괴 등의 행위는 지난해 모두 389건이 발생해 2010년의 466건에 비해 줄었다. 그러나 공격성의 정도는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대인을 혐오하는 조짐은 최근 들어 프랑스 곳곳에서 감지됐다. 파리의 한 유대교 회당에는 지난주 협박 편지가 배달됐으며 그 안에는 유대인을 '사탄'이라고 칭하며 "지옥에나 가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번 사건은 80년 파리의 한 유대인 교회에서 오토바이 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건 이후 최악의 유대인 대상 범행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