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 에어하트의 미스테리가 풀릴 것인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1일 미국의 전설적 여류 조종사 에어하트의 실종 미스테리를 푸는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와 레이 라후드 교통부 장관은 이날 직접 '역사적 항공기 회수를 위한 국제그룹' 모임에 참석,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힐러리는 특히 "이번 수색 작업은 그 자체로 대단히 명예롭고,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일"이라고 강조했다.
에어하트는 1930년대 암울했던 대공황기에 미국 사회에 도전정신과 희망을 심어준 모험가였다. 당시만해도 장시간 비행에 나서려면 생명을 걸어야했다. 비행기 성능도 좋지 않았고, 장거리 비행을 위한 항법 장치나 향공지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이다. 그런 시기에 에어하트는 1928년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에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 에어하트는 당시 2명의 남성 조종사와 동행한 '승객'에 불과했다. 에어하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비행를 조종하며 장거리 비행 도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선머슴 같은 짧은 머리 스타일에 가죽 점퍼를 입고 자신의 비행기 앞에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37년 그녀는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적도를 따라 29000마일(약 47000km)을 비행하는 세계일주에 도전한 것이다.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해 6월 1일 마이애미를 출발한 에어하트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를 차례로 경유하며 29일 남태평양 뉴기니섬까지 도착했다. 7월 2일 그녀는 자신의 록히드 엘렉트라기를 몰고 남태평양 하울랜드 섬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비행이었다.
당시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인근 해역에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펼쳐졌지만 비행기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 이후 에어하트의 실종은 75년간 미스테리로 남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첨단 장비를 동원해 수색하면 미스테리 해결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언론들은 힐러리가 갑자기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들어 미국이 태평양 연안 국가임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한 중국과 아시아를 겨냥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런 점에서 대서양을 거쳐 태평양 항로까지 개척하려했던 에어하트의 도전이 미국의 새로운 외교 정책 방향과도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