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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물방개의 추억과 청주구장

물방개 한 마리가 야구장을 바꾼 사연이 있다. 1965년 전국체전을 위해 건립한 광주 무등야구장은 40년 가까이 호남야구의 산실 노릇을 했다.

그러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배수시설은 엉망이었고 조금만 비가 내려도 물이 흥건히 차올랐다. 논바닥이었으니 만일 경기를 취소하고 싶다면 살짝 물을 뿌려놓으면 가능했다. 외야 잔디는 선수들에게는 고역이었다. 비온 뒤 해가 뜨면 바닥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지난 2003년 여름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렸다. 어느날 경기를 앞두고 외야에서 물빼기 작업을 하던 구단 직원이 "물이 많아 미꾸라지 뿐만 아니라 물방개도 살겠더라"고 기자들에게 농담을 툭 던졌다. 거의 늪지대로 변한 외야였으니 진담처럼 느껴졌다.

기자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물방개 기사를 송고했다. 궁지에 몰린 시당국은 결국 시즌이 끝나고 10억원 넘게 들여 인조 잔디 공사를 했다. 물방개 한 마리가 시정을 바꾼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가운데 물방개 사건이 재현될 조짐이다. 한화가 이용하는 청주구장이 도마에 올랐다. 봄비에도 불구하고 야구장 그라운드가 논바닥으로 바뀐 것이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시범경기를 취소할 정도였다. 빗물에 곳곳이 파인 그라운드는 10년 전 광주구장과 흡사했다. 선수들은 경기도중 미끄러져 부상을 당할 뻔 했다.

청주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원래 인조잔디로 바꿀 계획이었는데 대전구장 리모델링 때문에 연기했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갈 대목은 있다. 광주구장은 최근 인조 잔디를 걷어내고 천연 잔디 공사를 했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친환경을 위해서였다. 비슷한 돈이라면 배수 시설을 갖춘 천연 잔디 구장을 권하고 싶다. 관리를 잘하면 된다. 보는 사람이나 뛰는 사람이나 푸른 잔디가 좋다. /OSEN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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