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황무지로 덮인 화성은 그동안 '죽음의 땅'으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지구 다음으로 높다고 알려지며 태양계 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제 2의 지구'로서 인간이 정착해 살아갈 최적의 후보지로도 꼽힌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1월 대형탐사로봇을 탑재한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호를 발사했다. 첨단장비를 탑재한 큐리오시티는 지난 14일 오전 1시 35분 기준 지구에서 5783만 9605km 떨어진 곳을 지나고 있다. 화성의 대기권 외곽에 도달하는 예정시간은 오는 8월 5일이다. 이날까지 큐리오시티는 최대 시속 2만 1200km의 속도로 2억8608만9601km를 더 날아가야 한다.
화성에서의 물의 존재는 이미 확인됐으니, 이제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인간의 거주 가능성을 점검할 순서다. 토양과 대기를 분석하는 큐리오시티의 임무가 2018년에 끝나면, 채취된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또 다른 탐사선이 발사될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2020년대 후반이면 마침내 인간이 화성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은 '마스 오디세이'호 덕분이다.
NASA는 2001년 4월 7일 화성의 궤도를 돌며 조사하는 탐사위성 마스 오디세이호를 발사하고 1년이 지난 5월 28일 놀라운 발표를 한다. 위성에 탑재된 분광기가 화성 지표면의 90cm 아래에서 수소 감마선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이 신호는 화성 내부에 거대한 얼음 저수지가 존재한다는 결정적 증거였다. 얼음의 양도 엄청났다. 모두 녹일 경우 화성 전체가 500m 깊이의 물로 채워질 정도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인간이 살아갈 기지를 건설하는 일이 쉬워진다. 조만간 화성은 붉은색 죽음의 별이 아닌 제2의 지구가 되어 인간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
제공/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