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흑인 5명이 잇따라 총격을 받아 3명이 숨지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플로리다주에서 흑인 고교생이 자경단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이어 또다시 흑인 피살자가 발생하자 미 흑인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7일 (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클라호마주 제2의 도시인 털사 북부 흑인 주택가에서 5명의 흑인이 총에 맞아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희생자는 모두 흑인이며 4명은 집 앞에 길가에 있다가 총격을 당했고 한 명은 거리를 걸어가다 총에 맞았다.

범인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는 백인이라고 목격자들은 진술했다.

털사 경찰서장 스티브 오덤은 "경찰 경력 30년 동안 작은 마을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흑인 사회는 '증오 범죄'가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최대의 흑인 인권 및 지위 향상 단체인 전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O) 털사 지회장 워런 블랙니 목사는 "이번 사건은 흑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흑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흑인 사회 지도자들은 긴급 회동을 가진 뒤 이 사건이 인종 간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인종 증오 범죄 가능성이 옅보이자 경찰도 바짝 긴장했다. 털사 경찰은 즉각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대대적인 범인 검거 작전에 나섰다.

털사 시장 잭 헨더슨은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나설 필요는 없다"면서 "경찰이 범인이 잡힐 때까지 24시간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