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무너졌다. 19대 국회 개원도 하기 전에 2명이 탈당했기 때문이다. 의석 수도 152석에서 150석으로 줄었다. 당선인 신분으로 탈당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상황이 나빴다는 얘기다. 김형태, 문대성 두 당선인에 대해 당 안팎에서 탈당과 함께 사퇴여론이 비등했다. 두 당선인은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러나 둘 다 의원직 사퇴는 거부하고 있다. 뻔뻔하다고 할까.
제수씨 성추행 사건으로 탈당한 김형태 당선인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럽다. 인륜을 저버린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물론 본인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므로 진위는 가려질 것 같다. 유권자의 의식도 문제다. 제수씨가 총선 전에 기자회견을 통해 김 후보의 비행을 폭로했지만 당선됐다. 공천은 곧 당선을 의미하는 지역인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당선인이 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논문 표절 논란 사건과 관련, 버티던 문대성 당선인도 20일 탈당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게 죄송하다. 모든 것이 제 책임으로,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것도, 탈당 번복으로 인해 국민을 혼란하게 한 것도 저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국민대측은 "학계가 통상적으로 용인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
문 당선인의 박사 학위 논문은 연구주제와 목적의 일부가 명지대 대학원 박사과정인 김모씨의 논문과 중복될 뿐 아니라 서론, 이론적 배경 및 논의에서 상당부분 일치했다"고 표절 판정을 내렸다. 이에 문 당선인은 백기를 든 셈이다.
두 당선인은 탈당했다고 치자. 그러면 그에 따른 책임은 누가 질까. '내 탓이오' 하는 사람은 없다.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누군가는 공천에 간여했을 텐데도 말이다. 민주통합당은 두 당선인이 친박계임을 들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책임론은 제기하고 있다. 이상일 대변인은 "당이 공천 과정에서 문 당선인의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읽혀지지 않는다. 사후약방문 성격이 짙다고 할까.
두 당선인에 대해서는 당이 너무 관대했다는 평가다. 앞서 문제가 됐던 후보들은 공천과정에서 가차없이 잘랐다.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석호익 후보 등이 그렇다. 그들을 추천했던 친박계 실세들이 의심받고 있다. 어쨌든 두 당선인의 행위는 사회 통념상 용인받을 수준을 넘어섰다고 하겠다. 탈당이 아닌 의원직을 사퇴하는 수순을 밟기 바란다. /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