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강제 휴무가 전국적으로 처음 시행된 22일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날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장 114개와 SSM 334개가 일제히 문을 닫았다. 특히 서울의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는 휴무인지 모르고 찾아온 고객 수 백여 명이 항의가 빗발쳤다. 반면 휴무 전인 금·토요일에는 미리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서울 홈플러스 강서점에는 오전에만 150여대가 넘는 차량이 차를 돌렸다. 가양점 관계자는 "직원을 곳곳에 배치해 문 연 매장을 안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휴무일을 모르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영업을 하는지 묻는 전화도 3000통이 넘게 걸려왔다"고 말했다.
간혹 휴무인지 모른 채 방문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부 이현희(33)씨는 "아기 분유를 사러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냐"며 난감해 했다. 자녀들 교복을 찾으러 갔다가 허탕을 친 40대 주부는 "재래시장이나 골목길 영세상점을 살리기 위한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사전 홍보 및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SSM이 모두 문을 닫은 대형아파트 단지의 일부 주민들은 우유 등 생활필수품을 편의점에서 임시변통했다.
휴무 하루 전인 21일 토요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쇼핑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워킹맘 이현희(33)씨는 "내일 영업을 안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부리나케 달려왔다"며 "직장때문에 주말에 장을 봤는데 앞으로 둘째·넷째주에는 토요일에 장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선식품 토요일 '땡처리'도
마감시간에 임박해서는 생선·채소 매장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마트가 다음날 영업제한을 의식해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들을 '반값'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매장 직원은 "유통기간이 짧은 상품은 '땡처리'를 해서라도 다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토요일에 미리 장을 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홈플러스의 경우 직전 토요일(14일)에 비해 매출액이 서울 잠실점 20%, 월곡점 46%, 강서점·가양점 40%씩 증가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에 임대매장 형태로 입점해 있는 자영업자들은 강제휴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휴일에 쉬면 수입이 줄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홍보실 구도연 대리는 "당분간 월 2회 휴무로 인한 매출 감소와 고객들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