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했다.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방문은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라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오전에 집무실에서 브리핑을 받고 오후에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그러나 그 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대서양을 넘고 있었다.
수행 기자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 오후 1시50분에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도착했다. 이어 아프간 수도 카불로 이동,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양국간 전략적 동맹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알카에다를 섬멸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의 극비 행보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12월에도 아프간을 비밀리에 찾았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2003년 추수감사절을 기해 이라크를 깜짝 방문한 바 있다.
현지 언론들은 관행처럼 되풀이되는 미국 대통령의 극비 행보에 대해 언급하며 오바마의 '아프간 방문'에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빈 라덴 사살 작전의 성공을 국민들에게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가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을 계기로 아프간을 포함해 탈 중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철군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군의 코란 소각 사건, 민간인 총격 사건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현지 치안 상황이 불안해 그의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을 방문하고 떠난 직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