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두 건의 '침입'사건으로 프랑스 원전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으로 알려진 한 환경운동가는 패러글라이더을 타고 원전 지붕 위로 내려왔다. 이 환경운동가는 리옹 근처 뷔제의 원전 상공을 비행하다가 4개의 원자로 중 하나의 지붕 위에 연막탄을 터뜨린 후 금지 구역에 착륙했다. 이후 상공을 돌다 지상에 내려와 체포됐다.
같은 날 오후 '금지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환경 운동가 에르베 쿠아스농이 프랑스 중서부의 푸아티에 근처 시보(Civaux) 원전 내 화물 차량만 이용할 수 있는 입구로 진입했다. 쿠아스농은 무단 침입에 성공했지만 수풀 속에 숨어 있다가 금방 발각됐다.
2011년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던 쿠아스농은 다양한 퍼포먼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환경운동가다. 그는 원전에 대한 정치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시보 원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쿠아스농은 2002년 장-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의 연설 도중 의회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린피스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실방 트로티에는 "이번 행위는 그린피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고 면서 "외부에서 원전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로티에는 특히 "공중에서 일어나는 위험성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며 " 프랑스 내 34개 원자로는 비행기의 추락에 매우 취약하다 "고 강조했다.
반면 프랑스전력공사(EDF)의 도미니크 미니에르 소장은 "이번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보여주기 식 행동에 불과하다 "며 "이번 두 사건 중 어떤 것도 원자력의 안전성을 의심케 할 수 있었던 건 없었다 "고 말했다.
이어 "패러글라이딩으로 비행한 사람이 이번에 착륙하다가 바닥에 곤두박질 칠뻔하지 않았느냐 "며 " 원전보다 그의 안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고 덧붙였다.
미니에르 소장은 또 향후 원전 외부 구역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4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그린피스의 두 회원은 당일 오후 풀려났으며 10월 17일 부르그-엉-브레스(Bourg-en-Bresse)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안느-엘 뒤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