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네 가지'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의 공통점 있다. 개그콘서트를 이루는 코너이자 코너의 출연자들이 TV CF의 '대세'로 대접받고 있단 점이다.
'인기=CF'란 등식에 따르면 특이할 게 없지만 이들이 광고하는 제품이 먹고 마시는 산업제품에서 탈피해 최첨단 휴대전화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는 희극인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는 의미며, 유머가 사회성장에 핵심으로 자리잡았다는 증거다.
자고로 유머가 없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통설이다.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보다 여유로운 시선과 판단을 유지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수를 저질렀을 때 이를 받아 들이고 수정하기 위해서도 유머는 필수다. 긍정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인기를 얻고 있기 개그의 유형이다. 과거 시청자들에게 추앙 받았던 개그맨들의 유형은 풍자라는 그늘에 가려진 비꼬기가 주류였다. 상대방의 단점이나 약점,혹은 드러내기 곤란한 상황에 대해 촌철살인의 한 마디를 던져 좌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물론 당사자도 웃었다. 안색이 붉어지거나 시선을 어디다 두지 못한 체로 말이다. 최근 복귀했던 개그계의 신사 주병진씨가 방송을 중단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의 장기가 이 시대에 유효하지 않은 것이다.
요즘의 개그는 대부분 특정한 사실이나 사건, 혹은 사람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그리고 반박한다. "왜 이러는 걸까요?"처럼 의문을 던지거나, "안돼~" 혹은 "그래 나 뚱뚱하다~!"처럼 오히려 강조하는 형태다.
여기에는 일단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왜 그런지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합리성이 담겨 있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려 하는 진심이 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마저 그럴 수 있다고 흔쾌히 받아 들여주는 마음, 이제 그만 태도를 바꿔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웃음이 아름답다.
상대방을 웃게 만드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고, 용기고, 여유다. 그런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유머를 던지자. 단, 시도 때도 없이 "고뤠~~"를 남발하는 것은 곤란하다. 당신만의 유머를 날려라. /박상진 이사(글로벌 트렌드 연구소 '트렌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