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이버 전쟁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밀 지시에 따라 이란 핵 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정교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해왔다고 폭로했다.
이란 핵 시설 무력화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림픽 게임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비밀 작전은 이란 핵 시설 프로그램에 스턱스넷(Stuxnet)으로 불리는 악성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개발했고 작전 수행도 함께 했다.
이 은밀한 작전은 2010년 위기를 맞았다. 문제의 바이러스 일부가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 시스템을 벗어나 외부에 노출됐던 것.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비밀 작전의 중단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올림픽 게임스를 계속 수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미국은 몇 주 동안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바이러스를 통한 집중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이 신문은 당시 공격으로 나탄즈 핵 시설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으며 우라늄 정제를 위해 가동하고 있던 원심분리기 1000~5000개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작전은 고도의 국가기밀로 분류돼 보안이 유지돼왔고 일부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도 지난달 31일 미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사이버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플랜 X (Plan X)'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랜 X는 유사시 사이버 무기를 동원해 가상 적국의 방공망과 지휘통제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미국에 대한 공격도 효율적으로 차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전 세계 모든 컴퓨터의 도메인을 담은 사이버 세계 지도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어떤 컴퓨터를 통해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이뤄지는 지 조기에 파악해 이를 막아내는 한편 자신들이 공격할 전산시스템을 정확하게 찾아내 집중 공격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플랜 X에 올해 1억10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놓았고 2013년부터 5년간 사이버 전쟁 준비 예산으로 15억4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미 행정부는 사이버 무기 개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실제로 사용한 적은 한번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