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이 이번주부터 '유순호의 연예학개론'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 코너는 무수히 쏟아지는 연예 콘텐츠와 관련 정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유쾌하게 짚어보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1강: 캐스팅 논란에는 말 못 할 의도가 있다.
최근 개봉된 '어벤져스' 등을 볼 때면 언제쯤 우리도 완성도 높은 슈퍼 히어로물을 만들 수 있을까 부러워하게 된다.
KBS2 수목극 '각시탈'은 세련된 카메라 워크와 액션, 독창적인 캐릭터 비주얼, 탄탄한 원작 스토리 등을 앞세워 토종 영웅의 화려한 탄생을 알리고 있다.
시작부터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만, 때 아닌 대역 논란으로 완성도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회 방송 말미에 주인공 각시탈의 정체가 이강산(신현준)이란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 전까지 줄곧 화려한 무예 신공을 펼친 대역 배우와 외모 차가 지나치게 컸다는 내용이다.
액션 전문 연기자의 투입이 불가피한 건 이해하겠지만, 배우 선정에 최소한의 성의도 없었다는 게 시청자 불만의 요지다.
그러나 제작진의 고충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문제는 각시탈이 얼굴을 다 가리지 않고, 하관을 모두 드러내는데 있다. 게다가 하필이면 주인공이 신현준이라는 점도 두통거리다.
그의 운동 신경과 영화 '장군의 아들' 시절부터 보여온 액션 능력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직접 소화도 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각시탈로 다 가려지지 않을 특유의 기다랗게 '흐른 코'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동생 강토(주원)가 20년 이상 봐온 형의 코를 보고도 각시탈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정은 극의 리얼리티에 심각한 타격을 줬을 것이다.
결국 생김새가 현격히 다른 대역 캐스팅은 제작진의 지능적인 의도로 판단된다. 그래도 논란이 계속된다면? 탈 사이즈를 키울 수밖에.
우리는 점 하나로 세상을 속인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도 포용하지 않았던가.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각시탈'을 바라보자. 너무 코만 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