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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행복

내가 하는 일은 건강한 생활과는 멀어도 한참은 멀다. 단순히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숨도 얕게 쉬고, 몸의 자세도 구부정해지고, 중간에 몸 한 번 제대로 풀지 않고 두 세 시간씩 앉아 있으니 혈액순환이 잘 될 턱이 없다. 성질도 급해 내일 해도 될 일을 굳이 오늘 해 놓고선 다음 날 탈도 난다. 컨디션 좋을 때는 그 컨디션 믿고 막 달리다가, 탈나면 며칠 또 고생하다 회복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른 바 병 주고 약 주고의 생활이다.

"건강해지고 싶어? 건강 좀 챙겨!"라고 누가 내게 말한다면 물론 나도 "건강해지고 싶다"고 대답하겠지만 생각해보면 건강이라는 개념은 행복이라는 개념만큼이나 막연하다. 건강하지 않을 때 비로소 건강을 의식하게 되고, 불행한 일을 겪어야 '아, 내가 그간 꽤 행복했던 거구나'를 새삼 실감한다. 어쩌면 건강이나 행복은 구체적인 상태이기보다 아무 감각 없음에 근접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감각적으로 느끼는 건강이란 몸에서 막 힘이 솟구치고 피가 펄펄 끓고, 건강검진에서 만점 받는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사람의 몸은 어쩌면 사람의 감정만큼이나, 딱 뭐라고 흑백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늘 건강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그 플러스 마이너스 사이에서 찰랑찰랑 파도처럼 항시 오락가락 흔들린다. 그 부산스런 흔들림 속에서도 '그래도 난 괜찮아'의 상태야말로 '건강의 행복'아닐까? 건강이 결심혹은 쟁취가 아닌, 난 건강하니까 감기 같은 건 절대 걸리면 안 돼, 같은 게 아닌, 도리어 감기에 걸릴 용기를 가지고 병을 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차라리 건강이라 생각된다.

물론 건강의 판단기준은 행복처럼, 결국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은 알 수가 없다. 내 생전 몸이 훨훨 날 것 같은 건강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이런 얘길 하는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완벽한 건강이나 행복은 찰나이고, 그 외의 모든, 그만큼의 중요한 순간들은 이미 그것들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발효되고 있음을 잊기에는 너무 아깝다./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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