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에프엑스의 '일렉트릭 쇼크'



얼마 전 트위터 친구들이 이상한 놀이를 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전기충격'이라는 단어로 사행시 짓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그 이유를 찾고는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빅토리아·설리·크리스탈·엠버·루나로 구성된 5인조 걸 그룹 에프엑스의 신곡 '일렉트릭 쇼크' 때문이었다.

최신 일렉트로 사운드와 사행시의 결합이라,, 유치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음악을 집중해서 감상하기를 권한다,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어울림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사행시를 떠나서도 웰 메이드 팝송이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건 그러니까, 현재가 아닌 우리 미래의 사운드트랙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3편에서 집단 군무를 할 때 틀어놓으면 안성맞춤일 그런 음악이다.

솔직히 낯이 좀 뜨겁기는 하다. 가사를 보면 사행시뿐만 아니라 의사 선생님 드립까지 등장한다.

노랫말의 내용만 따지고 보면 에프엑스는 우리 시대의 국내외 모든 아이돌 중 '가장 비주류적'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다. 이걸 요즘 친구들은 '선병맛 후중독'이라고들 말하는데, 최초엔 이게 뭔가 싶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음악의 힘이 발휘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날렵하고 날카로운 비트, 세심함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 효과음 등 일렉트로닉이라는 관점에서 '일렉트릭 쇼크'는 거의 흠잡을 구석이 없다.

음악에 대해 전통주의적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이 곡에서 에프엑스(정확히 말해 외국 작곡가들)는 노이즈와 잡음까지도 사운드화해내며 더욱 미래지향적인 접근법을 드러내고 있다. 또 시종일관 시니컬하게 들리는 창법을 고수하면서 나름 탄탄한 보컬 기본기를 뽑아 올린다.

끊임없는 트레이닝으로 완성된 한국형 아이돌만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우리 아이돌과 해외 아이돌이 맞장을 뜰 때, 결정적인 승부처로 작용하는 요소도 바로 이 '가창력의 현격한 차이'일 것이다.

다른 수록곡들의 완성도도 준수하다. 적어도 앨범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신보는 최근 발표된 아이돌의 음반들 중 넘버원을 다투기에 충분하다.

원디렉션과 원티드 같은 해외 아이돌 그룹들이 여전히 친근하고 팝적인 사운드를 고수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 아이돌의 사운드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경향을 띄고 있다. 에프엑스의 새 앨범은 이같은 트렌드를 선도했던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