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개국) 정상들이 18~19일(현지 시간) 이틀간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 모여 유럽발 금융위기의 해법을 논의했다. 정상들은 일정을 마치면서 세계경제와 거시정책공조, 고용 및 사회보장 등 10개 부문으로 구성된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의 이행을 위한 공약사항을 담은 '고용과 성장을 위한 로스 카보스 액션플랜'을 채택하고 합의 사항을 점검할 프로세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회의에서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자체 노력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유럽안정메카니즘(ESM) 설립을 통한 자체 방화벽 강화, 스페인 은행권의 자본 확충 지원, 금융통합을 위한 은행감독 등 유로존의 해결 방안을 지지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명시한 신(新) 재정협약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세계경제 안정과 회복지원을 위한 거시경제 공조방안에도 합의했다. 국가별로 재정긴축속도를 차별화하면서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복지 증진과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세계 경제 안정화에 의견을 모은 것이다. 흑자국의 내수확대를 통한 부양과 적자국의 구조개혁 등 긴축이 동시에 추진될 전망이다. 현안의 하나였던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금융은 456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G20정상들이 내놓은 해법으로 이제 유럽발 금융위기는 진정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로스 카보스 정상회의 결과가 지난해 11월 칸 정상회의 선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긴축일변도 해법에서 성장과 고용 창출을 강조하긴 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의 봉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정상들이 긴축과 성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은 결국 유럽의 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유럽 내 국제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21일(현지 시간)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21, 22일에는 EU 재무장관회의, 22일에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주목되는 건 28, 29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이다. EU정상회담에서 유럽 위기를 잠재울 '실질적 해결책'이 나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