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사랑 받기 위해서 또는 사랑하기 위해서

엊그제 누군가 내게 '당신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 진정 사랑 받았다고 느끼는 기억이 있냐'고 물었다. 예상 외의 질문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 사랑 받은 기억을 갖고 있을까.

'사랑 받은 기억'이라는 건 상당히 주관적이고 편집적인 개념이다.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하고 왜 기억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했던가. 한 사람이 과거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보노라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에게 여덟 번 혼나고 두 번 칭찬 받은 어린이는 각양 각색의 어른으로 자라난다. 여덟 번 혼난 것을 가장 크게 기억하는 어린이, 두번 칭찬 받은 것을 비교적 또렷하게 기억하는 어린이, 혼난 것만 기억하는 어린이. 그들의 향후는 몹시 다를 것이다.

대체 어떤 원리로 기억을 선택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과거의 사건들을 선택한다. 그래서 나는 어떤 기억을 선택했을까? 아마도 나는 '사랑 받는 나'보다 '사랑하는 나'에게 더 경도됐던 것 같다. 가슴 속에서 욕망이 치솟으면 케세라세라를 읊는 정신의 평온함 보다 되는대로 힘껏 추구하며 애닳아 하는 쪽이 더 입에 맞았다. 실제로 쫓는 만큼 손에 잡히기도 했고.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사랑 받지 못했다거나, 사랑 받은 기억을 선택하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니다. 나는 그저 철저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사랑을 하든, 사랑을 받든 나 자신의 감정과 감각들에 집중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반대로 타인에게 내 감정을 미끼로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나를 인정 해 주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당신은 어떤 인간인가? 누군가를 진정 사랑한 적이 있을까? 누군가에게 진정 사랑 받아 본 적은? 이것은 당신이 살아가면서 한번은 반드시 마주 칠 질문이다. 흔쾌히 대답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는 결국 타인에게 사랑(인정) 받기 위해서 혹은 스스로를 사랑(인정)하기 위해서 이 모든 것들을 하고 있는 거니까.글/임경선(칼럼니스트)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