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인과 경찰이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학살했다고 요코하마시의 중학교 부교재에 기술됐다.

2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가 시립중학교 학생 전원에게 올해 배포한 부교재에는 "(도쿄에서) 군대와 경찰, 재향군인회와 청년회를 모체로 조직된 자경단 등이 조선인에 대한 박해와 학살을 자행했으며, 중국인도 살상했다"고 나와 있다.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이 내용을 '자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거치지 않은 부교재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와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 부교재에 기술된 내용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양심적인 일본 학자와 한국, 중국의 연구를 통해 진실로 밝혀졌다.

지난해 나온 부교재에는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해 군대를 요코하마에 출동시켰다. 이유는 자경단 가운데 조선인을 살해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시내만 해도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쓰여 있다. 이는 군대의 출동이 마치 조선인 살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던 것처럼 포장한 것으로 올해 판에서 전면 수정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교재 '와카루 요코하마(알기쉬운 요코하마)'는 중학생이 요코하마시의 역사와 문화, 자연 등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교재다. 교재의 내용은 해마다 갱신되며 1학년 생 전원에게 배포된다. 이달 초 약 2만7000명 분의 부교재가 149개교에 배포됐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도쿄를 비롯한 간토 지방에서 발생해 10만여 명이 사망한 최악의 지진이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조작되고 일본 사회의 내부 불만이 조선인을 향했다. 이로 인해 재일동포들이 일본의 군경, 주민에 의해 대량 학살됐다. 일본 당국은 당시 학살된 조선인이 230명 정도라고 주장하지만 한국의 학자들은 희생자가 600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