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윤하의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수록곡 전체가 1위는 물론이고 포털 사이트 상위권을 도배했다. 인기가 아직 식지 않았다는 증거다.
2004년 데뷔했으니 어느덧 8년차 뮤지션다. 잠깐의 부침도 있었지만, 이번 4집은 자신의 음악적인 총기가 아직도 살아있음을 시원하게 얘기한다.
일단 보컬이 발군이다.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안정됐으며, 어린 나이에도 목소리에는 묘한 기품이 서려 있다. 워낙 보컬이 좋아 선율이 강조된 곡이 아닐지라도 그 매력에 한층 탄력이 더해진다. 타이거JK가 피처링한 '록 라이크 스타스'가 대표적이다.
신보에는 총 12곡이 실려있다. 싱글과 EP의 산업구조 속에서 그는 여전히 '앨범 단위의 사고'를 고집한다. 이러한 대담함은 앨범 속에 반영시킨 록의 강도에서도 드러난다.
윤하는 시작점인 '수퍼소닉'부터 강성의 록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특히 '록 라이크 스타스'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하드 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이다. 거센 록 리프와 힙합 스크래치에 타이거JK의 래핑을 훌륭하게 통섭해냈다.
이렇게 격정적인 질주를 나이 어린 주류 스타가 보여준 예는 거의 없었다. 이같은 음악으로 차트 윗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니, 윤하 브랜드만이 지닌 대중적 파워다. 심지어 빼어난 멜로디 감을 지닌 첫 싱글 '런' 역시도 몰아치는 록 리듬을 근간으로 한다.
듣다 보면 서서히 절정을 향해 비상하는 쾌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하가 가장 잘해왔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 어떤 이상향이 이 곡 속에는 녹아있다. 굳이 장르적으로 구분하자면 '영국산 모던 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록 일색'으로만 내달리는 것은 아니다. 조규찬이 참여해 특유의 낭만성을 주입한 '크림소스 파스타', 박재범과 함께 한 트렌디 송 '드라이버', 존 박과 호흡을 맞춘 감성 발라드 '우린 달라졌을까' 등 동료들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트랙들에서 그같은 다양성은 도드라진다.
록 성향이면서도 다채로운 스타일을 향해 언제든 열린 자세를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어지간한 소속사라면 정신 나간 것 아니냐고 손사래를 칠 러닝 타임 7분의 대곡 '셋 미 프리'를 기어코 수록하는 담대함도 겸비했다.
윤하는 메인 스트림에 속해있으면서도 결코 그로부터 부과되는 기율들에 얽매이지 않는다. '셋 미 프리'를 반복해서 열창하는 그의 현재에서 빛나는 미래를 본다. /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