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24살의 대학생입니다. 저의 고민은 남자들이 도망간다는 것입니다. 39살의 남자친구도 동갑내기의 남자친구도 잘 사귀고 지내다가 도망갑니다. 자립을 하며 살고 있는데 남자들은 처음엔 그것을 매력적으로 생각하지요. 그러다가 제가 그들에게 푹 빠져버리기 시작하면 그들은 뒤도 안보고 다른 여자에게 갑니다. 나는 남자들 앞에서 늘 독립적이고 강하고 당당한 척 했어요. 그러다가 남자들이 내게 깊게 들어오면 전 그들만 바라보게 됩니다. 같이 살자는 약속, 같이 가자는 약속. 어떻게 단단하게 만들 수 있나요. 내가 그들을 지켜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가긴 어딜 가)
Hey 가긴 어딜 가!
이유는 푹 빠져버리기 때문이야. 남자들은 미처 자신이 충분히 갖지 못하는 여자에 대해서는 공을 들이고 애 태우고 사랑을 호소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 상대를 가졌다고 확신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 체온이 서늘해지고 질려버리고 얼굴 보기가 싫어지지. 특히 그녀가 남자 따윈 필요 없다는 식으로 도도하고 멀리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한 순간에 사랑에 취해서 약한 모습 보이기 시작하면 그것이 사랑스럽고 고마운 마음도 들지만 그와 동시에 역겨움과 부담을 느끼게 되지. 그리고 여자가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자신에게 몰입하게 되면 남자는 본능적으로 구속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그 공포심에 도망가버리는 거야. 안 그런 남자도 있지 않겠냐고?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안 그러지 않겠냐고? 물론 이것은 남자 전반에 대한 일반론이지. 세상에는 늘 예외라는 것이 있고. 하지만 '일반론'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그만큼 일반적으로 널리 유포되는 관행이라는 것을 무시하진 못할 듯. 그럼 어떻게 하냐고? 그 남자에게만 몰입하지 않게끔, 남자 외의 다른 열정의 대상을 몇 개 만들어 놓고 내가 너무 연애에 집착한다 싶으면 잠시 다른 대상들에 관심을 쏟으며 뜨거운 마음을 식히거나 분산시킬 것. 즉, 많이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조금 덜 좋아하는 척을 할 것. 치사하지만 이것 밖엔 없어. 진짜야.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