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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성 뮤지컬 리뷰] 웃음 감동 잘 버무린 동성애 이야기 '라카지'



최근 '풍월주' '헤드윅' '콩칠팔 새삼륙' '쓰릴 미' 등 성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다.

소재의 다양화 면에서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이들 작품들 중에는 성 소수자들의 의견을 대변하기보다는 이들을 상품화하는 경향도 보인다. 일종의 야오이 문화처럼 남자 동성애를 통해 젊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반면 '라카지'(원제 '라카지 오 폴')는 성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보편적인 가족의 문제에 집중해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앞세우지만 가족이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1983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게이 커플 조지(남경주)와 앨빈(정성화)은 게이 바 '라카지 오 폴'을 운영한다. 앨빈은 그 바에서 자자로 불리는 유명한 드랙퀸이다. 이들 부부는 조지가 하룻잠 외도로 얻은 아들 장 미셀을 이십 년간 키워왔다.

그러던 중 장 미셀이 갑자기 결혼을 선언한다. 상대는 보수적인 정치인으로 게이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에드아르 딩동의 딸이다. 딩동 가족이 상견례를 위해 라카지 오 폴로 온다.

게이 커플이 보수적인 가족과 사돈을 맺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은 코믹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찡한 감동이 있다. 기발한 발상과 재치 넘치는 입담이 돋보이며, 지나치게 섬세하고 독특한 앨빈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면서도 유쾌하다.

그러나 이들이 벌이는 코미디는 마냥 웃고 즐길 수 없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20년간 키운 아들의 상견례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하는 앨빈의 절규가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나일 뿐(I Am What I Am)'는 장 미셀이 누구보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당당했던 자신을 숨기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앨빈이 낙심하여 절규하는 노래다.

정성화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앨빈 역을 놀랍도록 훌륭하게 표현해낸다. 대표작인 '영웅'의 안중근이나 '맨 오브 라만차'의 세르반테스보다도 이번 캐릭터가 훨씬 탁월한 선택이다.

늘씬한 남자 쇼걸 라카지걸들의 화려한 쇼는 보너스다. 9월 4일까지 LG아트센터.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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