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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아인젤 갱어의 종착역

독일어에 아인젤 갱어라는 말이 있다. 주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줄기차게 나 홀로 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철학과 사색을 좋아하는 독일인에게 적합한 말인 것 같다. 그러나 이 단어는 별로 좋은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혼자 가다가 주변으로부터 고립된다는 뜻을 강하게 담고 있다. 독불장군이 되지 말고 남과 두루 어울려 잘 살아야 함을 강조하는 역설적인 교훈의 말이다.

아인젤 갱어가 얼마나 위험한 지는 한때 세계 핸드폰 시장을 지배한 노키아의 사례에서 잘 엿볼 수 있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중소 협력업체들과 함께 가는 길을 거부한 탓에 급작스레 경쟁력이 추락, 엄청난 고전을 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영원한 넘버 3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파산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매 순간 깜짝 깜짝 놀란다고 한다. 1인당 GDP 5000 달러의 평균적으로 가난한 나라치고는 엄청난 부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화들짝 놀라야 한다. 이들이 대부분 가난한 99%의 중국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는 1%의 특별한 사람들인 탓이다. 20~30년 전만 해도 거의 보기 힘들었던 아인젤 갱어인 이들의 존재는 어떻게 보면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이 옳았다는 사실을 웅변해주는 중국 경제에 대한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이들의 존재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는 바로 알 수 있다. 단적으로 이들로 인해 사회 통합 저해 요인인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사실만 상기해도 좋다. 또 아인젤 갱어 자신들에게도 나쁘다. 아무리 중국이 내수 시장이 튼튼하다고 하나 99%가 계속 못 살면 궁극적으로 이들 역시 생존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인 탓이다.

이 교훈은 금융 위기로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는 유럽연합 국가들에게도 해당된다. 나 혼자 살겠다고 독불장군처럼 행동할 경우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게 된다. 또 설사 위기를 해결한 다음에도 일부 아인젤 갱어들의 무한 탐욕을 용납했다가는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 경제도 요즘 비상이다. 그럼에도 아인젤 갱어들은 더 살이 쪘다. 무한 탐욕의 공룡이 되고 있다.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과는 완전히 딴 판이다. 공룡 멸종의 교훈을 되새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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