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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대선이 '성' 대결인가

대선주자들의 슬로건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대선레이스에 대한 관심이 강해지고 있다. 아직은 압박을 느끼지 않을 시점이라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고 묻는 데 대부분은 지지하건 안 하건 박근혜씨를 거론한다.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다.

한데 화두는 '왜 그녀가 될까'로 이어지지 않고 바로 '인간 박근혜'에 대한 감상으로 급우회한다. 부모를 비극적으로 잃어서 불쌍해, 여자로서의 인생을 박탈당해 불쌍해, 머리스타일이 내내 같은 걸 보면 병적이야, 등 마치 비운의 공주님과 한 맺힌 노처녀를 바라보는 연민과 두려움이 혼재된 심정을 남녀 공히 토로한다. 그녀가 여느 평범한 여자가 아닐수록 '여자'라는 관습적인 틀 안에 집어넣고 평가 함으로서 내면의 균형을 잡으려는 듯 했다. 아니, 인간적으로 연민을 느끼는 대상이 훗날 나를 통치하면, 그 멘탈붕괴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녀를 '여자'로 의식하는 것은 그들만이 아닌 것 같다. 유력한 적수인 문재인씨는 '강한 문재인, 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보수적인 남성성을 어필한다. 중도 보수층을 파고 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추측이지만, 특전사 유니폼으로 마라톤에 참가하고, 야구 배트를 휘두르며, 국가 대표 유도 선수를 내던지는 모습은 생물학적으로 약한 '여자' 에 대비한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은연 중에 강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언젠가는 한국에 첫 여성 대통령이 나와도 좋겠지만, 미국조차도 힐러리 클린턴에게 쉽게 기회를 안 주는 걸 보면, 지금 설사 박근혜씨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여성주의적 의미로서의 '첫 여성 대통령'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더군다나 그녀를 향해 '여자로서 행복해요'가 박탈당한 '무늬만 여자'라고 넘겨짚는 이들이 많은 한, 그것을 기대한다는 것도 사실 뻔뻔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이번 대선에서, 망자의 유산이나 이념의 좌우논쟁 만큼이나 자신의 '성'을 어떤 의미에서든 이용하려는 제스처는 무시해야 마땅하다. 생물학적 성별을 걷어냈을 때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 지를 생각해야 한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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