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지가 미국과 더불어 대중음악의 양대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영국인 만큼 화려한 개·폐막식은 물론 주제곡 발표에 있어서도 뭔가 남다른 포스를 풍길 것이라는 기대가 넘치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록 밴드 뮤즈를 거론해야 마땅할 것이다. 얼마 전 발표한 신곡 '서바이벌'은 런던 올림픽의 주제가로 채택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즈는 이 곡에서 자신들의 음악적인 지향점인 '거대 스케일'에 대한 집착을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동풍 기타 리프를 성악 합창과 매치한 것도 그같은 '확장지향적 사고'를 반영한다. 전작에 수록된 '업라이징'이나 '리지스턴스'의 3D 버전이라 비유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멜로디가 있다. 이들의 음악이 특히 한국에서 어필할 수 있는 근간은 다름아닌 멜로디에 있다고 확신한다. 뮤즈가 실어 나르는 선율에서는 묘한 '뽕기'가 느껴진다.
격렬하게 말 달리는 와중에도 멜로디의 고저가 확연한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군중을 압도하는 스케일과 화려하고 폼 나는 라이브 무대를 추구하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을 결코 놓치지 않는 것, 바로 뮤즈 음악의 인기 비결이다.
뮤즈의 뒤는 팝 계의 불사조 엘튼 존이 맡았다. 그가 호주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 피나우와 손잡은 '굿모닝 투 더 나이트(피나우 록 더 게임스 익스텐디드 믹스)'는 기존 히트 레퍼토리 8곡을 샘플링한 뒤 새롭게 믹스해, 친숙한 팝 멜로디와 최신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뮤즈와 엘튼 존의 음악 외에 앞으로 세 곡이 순차적으로 발표되면, 런던 올림픽은 단지 스포츠만이 아닌 '음악의 축제'로 사람들의 뇌리 속에 기억될 것이다.
런던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당시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와 '엑스 팩터' 출신 디바 리오나 루이스의 합동공연으로 4년 뒤의 화려한 무대를 약속한 바 있다.
폴 매카트니를 시작으로 리암 갤러거·콜드플레이·더 후·펫 샵 보이즈 등이 총출동할 개·폐막식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청각적 환희를 선물해줄 게 틀림없다./배순탁(음악평론가·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