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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속옷 주워 입는 홍콩인

끼니 걱정하는 극빈층 급속 확산 "식비·주거비 부담에 여가비 한푼도 못써"

홍콩의 극빈층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일부 저소득층은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건 물론 남이 입던 속옷도 주워 입는 형편이다.

홍콩 내 저소득층 지원 기관인 종원연맹이 최근 톈수이웨이(天水圍), 툰먼(屯門) 등의 지역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 결과, 이 지역 가정소비지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식비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의 가계 소득은 7000~1만 홍콩달러(약 100만~145만 원)로, 전체 응답자의 40%이상이 지출의 40%를 식비에, 30%이상이 지출의 약 30%를 주거비에 사용한다고 답했다. 여가 및 문화 생활에 전혀 지출을 하지 않는 가정은 60%가 넘었다.

게다가 '속옷을 살 돈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1.3%, '다른 사람이 기부한 속옷을 입거나 중고 속옷을 구입해서 입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4%나 돼 식비나 주거생활비에서 지출을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빈곤층이 결국 속옷 살 돈을 아껴야만 하는 참담한 현실을 반영했다.

올해 37세인 아홍(阿紅)은 네 식구가 남편이 건설 현장에서 벌어오는 9000홍콩달러로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집에 있는 가구라곤 침대1개, 쇼파 1개, 등받이 없는 의자 3개가 전부다. TV와 선풍기는 근처 쓰레기장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아홍은 "가끔 남편이 아파서 집에서 쉬려고 하면 내가 못 있게 한다. 일을 안 하면 식구들이 하루종일 굶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다섯 살 난 아들은 고기를 좋아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마음대로 사줄 수가 없다"면서 "아들이 영양부족으로 걸핏하면 감기에 걸리고, 심지어 피까지 토할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덧붙였다.

아홍은 또한 매일 오후 7시가 넘어야 장을 본다. 그 때 가면 야채나 생선이 상하기 직전이라 조금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상한 생선을 사와 깨끗이 씻어 구워먹기도 한다. 아이들이 빵을 먹고 싶어 하면 아껴 모은 비상금을 털어 유통기한이 다 된 빵을 산다.

리젠밍(李劍明) 청스대 교수는 "저소득 가정에서 중고 속옷을 입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박탈당한 것과 같다"며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것 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리교수는 "저소득 계층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다"면서 "정부가 최저생활 보장을 위한 기금 조성 등 체계적인 사회 보장 제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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