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전반기에서 '승률 5할+1승'을 기록했다. KIA 팬들은 실망하겠지만 선동렬 감독의 당장의 목표는 우승이 아니라 4강이다. 현재 KIA가 우승 전력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선 감독은 긴 호흡을 가지고 팀을 꾸려가는 스타일이다. 당장 성적에 급급해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적어도 2~3년을 내다보고 팀의 밑그림을 그리고 세대교체를 과감하게 추진한다. KIA도 올해는 4강, 내년 혹은 내후년에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장기플랜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절대적인 조건이 있다. 주변에서 기다려주어야 한다. 열성적인 팬들 뿐만 아니라 구단의 오너를 포함한 모그룹의 고위층까지 해당되는 말이다. 대부분 성적이 나지 않으면 그룹에서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고 팬들의 비판과 압력이 동시에 들어온다. 감독들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리빌딩을 야심차게 추진하다가도 중단하고 성적에 목을 매는 이유다.
현재 삼성은 8개 팀 가운데 가장 안정된 전력을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지금의 삼성의 토대를 깔아준 것도 선동렬 감독이라고들 말한다. 재임 6년 동안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루어냈고 두터운 마운드를 만들었다.
선 감독이 삼성의 리빌딩에 성공한 것은 구단의 기다림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응룡 사장과 김재하 단장 체제는 현장에 간섭하지 않고 선 감독의 모든 정책을 지지했고, 물샐틈 없이 후방지원을 했다.
선 감독은 어김없이 KIA에서도 리빌딩을 추진하고 있다. 벌써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구단에서도 간섭하는 일이 없이 묵묵히 지원하고 있다. 계약기간 3년을 완전히 보장해 선 감독이 원하는 팀으로 바꾸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의 성적표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선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안정된 전력으로 후반기 승부처를 벼르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아졌고 내야수 이범호와 투수 한기주·김진우가 돌아온다. 후반 강력한 회오리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4강에 실패할 수 있지만 그에게 올해는 리빌딩의 한 과정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