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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개막식과 '국민의 품격'

[뉴스룸에서]

28일 새벽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속 한 구절로 시작해, '007' 제임스 본드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원작자 조앤 K. 롤링,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슨을 차례로 불러들이고 비틀즈 폴 매카트니의 '헤이 주드'로 막내린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영국이 왜 문화 강국인지를 다시 전 세계에 알리는 자리였다.

스타디움은 그야말로 한 편의 대형 뮤지컬 무대였다. 웨스트 엔드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로 상징되는 세계적인 뮤지컬 강국답게, 톱니바퀴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린 장면 전환은 그 어느 뮤지컬보다 멋지고 정교했다.

또 셰익스피어 희곡 해석의 일인자로 꼽히는 감독 겸 배우 케네스 브래너를 비롯한 전 출연진은 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감동을 안겨줬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앳킨슨의 협연(?) 및 월드와이드웹(www)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의 '깜짝 등장'이었다.

앳킨슨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로 자칫 근엄하게만 흘러갈 뻔 했던 개막식에 쉬어가는 방점을 찍었고, 브리티시 팝의 명곡들이 함께 한 팀 버너스 리의 무대는 산업 혁명 뿐만 아니라 IT 혁명도 '우리가 원조'라는 영국인들의 자부심이 귀엽게 녹아 있었다.

책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의 저자 전원경 씨는 영국이 문화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를 도덕과 관용의 생활속 실천에서 찾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태생적으로 호전적이었던 기질(그들의 조상인 앵글로 색슨·노르만·켈트족은 사실 싸움 잘 하기로 유명하다)을 끊임없는 교육으로 둥글게 다듬어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신사도'로 바꿔놓은 나라, 시인과 예술가가 국왕과 같은 묘지에 묻히고 '공정무역'이란 명분 하에 가난한 제3국의 수출품을 많은 돈을 주고 기꺼이 구입하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

종합해 보면 인간 본래의 가치관이 존중되는 국가이므로 오늘의 문화 강국이 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K-팝 열풍을 내세워 문화 강국으로의 발돋움을 꿈꾸는 우리로서는 영국의 사례에서 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지금 당장 몇몇 아이돌의 인기에 자만해 문화 강국인 양 으스대는 것은 매우 꼴불견이다. 오랫동안 다져진 '국민의 품격'에서 진한 사골처럼 우러난 다양한 분야의 문화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사랑받을 때 비로소 문화 강국의 반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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