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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스페인 '캥거루족' 크게 늘었다

"칠순 넘은 나이에도 자식 뒷바라지를 하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스페인 북부 지방에 사는 돌로레스 페르난데스 모라(76) 부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년을 여행이나 하면서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크지는 않지만 집이 있고 매달 1645달러의 연금도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소박한 꿈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침실이 2개밖에 안 되는 집에는 현재 실직자인 딸(48세)이 얹혀산다. 일자리를 잃고 집으로 쳐들어온 아들 2명을 부양하는 것도 노부부의 몫이다.

뉴욕타임스는 수년째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스페인에서 다 늙은 부모에게 새로운 짐을 지우는 자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부부는 딸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는 "딸이 직장을 잃었지만 나도 늙어서 아무런 힘이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장기화된 경제난과 재정위기로 실업연금이 고갈되기 직전이다. 집값이 떨어져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구도 증가 추세다.

이런 가운데 생활고를 해결하려고 연로한 조부모나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는 30~40대 '캥거루족'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7일 발표된 스페인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5%에 달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대부분의 복지 혜택이 줄었고 각종 연기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노인 연금 역시 지난해부터 동결되기는 했지만 아직 삭감 되지는 않았다. 돈벌이가 없는 자식이나 손자 세대보다는 노년층의 형편이 상대적으로 나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늙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성인 자녀가 늘어나는 현상의 이면에는 전통적으로 가족 간의 유대가 강한 스페인 특유의 문화도 자리잡고 있다고 풀이했다. 자신의 어려움을 가족이 아닌 남에게 털어놓기를 꺼리는 국민성을 갖고 있으며, 늙은 부모도 자녀들이 살기 힘들어지면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약자 지원단체를 운영하는 앙헬 가르시아 대표는 "스페인에서는 경제난이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노년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많은 부모들은 전 재산을 자식과 손자에게 주기를 원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지만 젊은 세대가 노년층의 모든 것을 빼앗는 불행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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