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존도가 2년 연속 10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어제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민총소득(GNI)대비 무역의존도가 11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은 105.2%였다. 무역의존도가 2년 연속 10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무역의존도란 국민경제가 어느 정도 수출과 수입 등 무역에 의존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입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우리 경제의 규모로 볼 때 100%가 넘는 무역의존도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경제규모가 우리와 비슷하거나 더 큰 나라 가운데 우리보다 무역의존도가 더 큰 나라는 없다. 미국과 일본은 20% 전후반대다. 프랑스와 중국은 40%대, 독일은 60%대 정도다.
무역은 세계 경기 변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높은 무역의존도는 대외 여건의 변화에 취약하다는 얘기와 같다. 과도한 무역의존도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는 높은 무역의존도가 경제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타격을 받는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커진다.
실제로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우리 수출 증가율은 눈에 띄게 부진해졌다.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0.7%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7월엔 0.8%감소를 기록,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기변동성이 크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수출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하면서 2분기 GDP 성장률이 33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로 내려앉은 게 그 방증이다.
실물경제의 세 축인 생산·소비·투자지표도 6월에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세계 경기의 침체가 우리경제의 성장과 수출 동력 약화로 이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2% 성장마저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올 정도다.
무역의존도가 2년 연속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외풍에 취약한 경제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경고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장의 활로를 개방경제에서 찾아야 하는 우리로서 무역규모를 축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외부 충격에 얼마나 잘 버티느냐와 직결되는 내수 확충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내수 경제 규모를 확대해 무역과 균형을 이루도록 할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내수 비중은 현재 50% 안팎이다. 선진국 수준인 60% 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경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