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런던 올림픽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일본 열도도 예외가 아니다. 축구에서 남자와 여자팀이 나란히 4강에 진출해 신기원을 이뤘다. 반면 일본의 국기인 유도가 남자부문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국기(國技)를 유도 대신 축구로 대신하자는 섣부른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5일 일본 언론은 온통 축구소식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여자 축구대표팀이 4일 8강전에서 브라질을 2대 0으로 꺾은 데 이어 남자 축구대표팀이 이집트에 3대 0으로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종합지는 5일자 1면과 올림픽 특별면, 사회면에 걸쳐 남녀 대표팀의 선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NHK를 비롯해 민영TV도 축구 대표팀의 소식을 대거 할애하는 등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상태다. 일부 언론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축구사에 전후무후한 '남녀 동반 우승' 가능성을 점치며 흥분하고 있다.
반면 유도에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유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남자 유도가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런던 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여자는 금메달 1개를 건졌으나, 남자는 7개 체급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이처럼 일본 유도가 몰락한 것은 기술과 전술이 평준화한 상황에서 힘을 앞세운 유도, 포인트 위주의 세계 유도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힘겨운 선수 생활을 기피해 유망주가 나오지 않고 있고, 젊은 선수들의 승부 근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올림픽 경기가 일본 시간으로 대부분 심야나 새벽에 열리자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잠을 쫓는 에너지 음료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우스식품'의 잠을 쫓는 드링크 '메사샤키'의 7월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나 늘었다.
수면부족에 따른 경제손실이 연간 약 3조 5000억엔(약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니혼대학 의학부의 우치야마 마코토 교수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잠이 부족할 때의 작업 효율이 평소 보다 40% 가량 떨어진다는 답변을 토대로 내각부가 발표한 연간 소득을 대입해 국가 전체의 경제손실액을 3조 5000억엔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