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방문했다. 광복절을 닷새 앞두고서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사상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여파가 크다.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랐다. 특히 일본은 충격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하필 이 시점에 초강수를 꺼내 들었을까. 이를 두고 해석도 분분하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 대통령이 우리 땅을 밟았기 때문이다. 주권국가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할 일을 했다는 얘기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먼저 이 대통령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일본이 끊임없이 영토 분쟁을 제기하고 있는 터에 독도 방문은 문제를 야기할 게 틀림없다. 역대 대통령들이 독도 방문을 검토만 했다가 실행하지 못한 이유다. 예상대로 일본은 총리까지 나서 반발하는 등 극한대립을 예고했다. 주한 일본 대사도 본국으로 소환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일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겐바 고이치로 일 외무상은 11일 "우선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포함해 국제법에 근거한 분쟁의 평화적 분쟁 해결 조치를 검토하겠다"면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일본의 주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일본의 주장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응하지 않겠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측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검토하는 것은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의도"라며 "독도는 명백한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이 포기할 리 없어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독도 경비대원들의 내무반과 초소를 둘러봤다. '한국령'이라고 쓴 바위도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독도는 진정한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작심한 듯 '목숨' '영토' 등 긴장감 있는 단어를 골라 썼다. 말하자면 독도를 찾은 실제 이유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이 우리 영토에 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통치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선언적 의미도 담겨있다고 하겠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우려 섞인 반응도 있다. 대통령의 임기 말기에 국내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독도를 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독도 방문은 독도 영유권을 놓고 정말 치열할 때 쓸 헤비급 카드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득보다 실이 크다 하더라도 칭찬해주고 싶다./오풍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