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각종 강경 대응조치를 꺼내드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남성은 히로시마 총 영사관에 벽돌을 던져 유리문을 깨고 달아나고, 도쿄 한국대사관에는 우익 단체들의 항의 데모가 잇따르는 등 일본내 반한 감정이 점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또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다루는 전담 조직을 설치할 예정이다.
독도 전담조직 설치는 그동안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를 개최해온 일본 시마네현이 요구해온 사항으로, 일본 외무성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구실 삼아 이를 현실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이달말에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장관급 재무 회담을 연기한다는 방침을 굳혔고, 정상간 셔틀 외교 중단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한파로 알려진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책조사회장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비판했다. 그는 11일 "한국이 자신 있게 자기 국토라고 생각한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나가서 확실히 주장하면 될 일"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강경 방침에 회의론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고위 정부 관료는 "세계 지도에 실릴지도 확실하지 않은 작은 섬에 대해 각국이 진심으로 관심을 보여줄 리 없다."고 의문시했다.
외무성 간부는 "곧바로 제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제소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절차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들의 비난 여론도 들끓고 있다.
한 남성(44)이 11일 오전 2시 50분쯤 히로시마 총영사관 출입용 유리문에 붉은 벽돌(길이 20㎝, 폭 10㎝, 높이 5㎝)을 던지고 달아났다.
이 남성은 이날 오후 경찰에 자진 출두해 자신이 우익단체 구성원임을 자처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에 상륙한 데 대해 화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을 건조물 손괴 혐의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