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만만한' 삼성을 고소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리치 칼가드 발행인은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구글 안드로이드를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로 보고 두려워했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애플은 1970년대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소(PARC)가 개발하던 컴퓨터 '알토'를 개량해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MS가 매킨토시와 유사한 운영체제(OS)인 윈도우를 내놓고 PC 산업의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 매킨토시를 PC 시장에서 압도했다.

잡스는 생전에 안드로이드를 극도로 싫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배경에는 과거 PC 시장에서의 악몽이 구글을 통해 재현, 애플이 다시 주변으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고 칼가드는 지적했다.

이번 평결에서 애플이 이긴 부분은 멀티터치 화면크기 조정 등 소프트웨어(SW) 관련 특허가 대부분이며 하드웨어 관련 주장은 대부분 기각됐다. 그러나 애플은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구글이 아니라 하드웨어 제작사인 삼성전자를 고소했다.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인 구글보다는 외국 대기업인 삼성을 고소하는 게 일이 훨씬 잘 풀릴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칼가드는 주장했다.

애플은 미 소비자·대중과 정치인 등에서 엄청난 호감의 대상이다. 구글을 고소하면 이런 애플 지지 여론이 분열되고 회사 이미지가 더럽혀질 수 있기에 구글 대신 삼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한편 WSJ는 이번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 승리로 인해 이동통신사들과 구글이 향후 계획과 전략을 재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