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가 11월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대표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원내각제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그대로 총리로 선출되는 만큼 이번 여야 대표선거는 차기 총리를 선출하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대표선거는 오는 21일, 자민당 총재선거는 26일에 잇따라 열린다.
현재 여론대로라면 차기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의 승리가 확정적이어서 자민당 총재 선거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자민당을 이끌고 있는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각 파벌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어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자신이 소속된 고가파의 수장인 고가 마고토 전 간사장에게 지지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이시하라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하라 간사장은 '망언 제조기'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지사의 아들이다. 정책면에서는 보수 성향을 띠지만 아버지 보다는 유연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니가키 총재와 이시하라 간사장은 같은 계파에 속한 현 집행부로서 단일화 협의를 벌였으나 사실상 결렬돼 각각 독자출마할 예정이다.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지만 전국 당원에게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방위청 장관도 10일 출마를 선언한다. 지역구가 시마네현 인근 돗토리현이라는 점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에 강경한 입장이다. 하지만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등 '실용적 강경파'로 분류된다. 총재 선거에서는 당원표(300표) 비중이 의원표(200표) 보다 높아 지방 조직을 잘 챙겨온 게 강점이다.
"일본이 강제로 위안부 여성들을 끌어들였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주장하는 등 대표적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과 연립 정권을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재선이 유력하다. 한때 노다 총리의 대항마로 41세인 호소노 고시 환경상이 떠올랐으나 그가 7일 출마를 포기해 '무주 공산'이 된 셈이다. 노다 총리와 대립각을 세워온 하라구치 가즈히로 전 총무상과 부치 스미오 전 국토교통상이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나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