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윤덕노의 푸드스토리] 고사상에 왜 돼지머리?

고사상에 왜 돼지머리를 놓을까

돼지꿈을 꾸면 부자가 된다고 믿는다. 또 고사 지낼 때는 반드시 돼지머리를 놓고 집안과 사업의 번창을 기원한다.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이니 돼지머리 놓고 고사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왜 하필 돼지머리였을까?

돼지는 잘 먹어 살이 통통하기 때문에, 그리고 새끼를 많이 낳으니 다산과 다복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돼지에 대한 토템신앙, 북두칠성이 세상을 다스린다는 고대 천문사상, 그리고 도교신앙과 불교신앙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예전 할머니들이 칠성당에서 치성을 드렸던 대상이 바로 옥황상제를 비롯한 신들이 살고 있다는 북두칠성이다. 돼지는 바로 할머니들이 복을 빌던 칠성님, 다시 말해 북두칠성의 일곱 째 별인 파군성(破軍星)에 사는 신이다. 특히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고 재물과 자손의 번창을 주관하는 신이다.

도교에서도 돼지는 측량의 상징인 자를 갖고 다니며 인간의 수명과 부귀영화를 주관하는 천봉신(天蓬神)이다. 소설 『서유기』의 저팔계가 바로 하늘나라에서 죄를 짓고 쫓겨난 돼지 신, 천봉원수였다.

돼지는 특히 신과 인간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은 우리나라 '삼국사기'에 여러 차례 보인다.

고구려 유리왕 21년, 제사에 쓸 돼지가 달아났다. 도망간 돼지를 국내성에서 잡았는데 그곳은 지형이 깊고 험하며 곡식이 잘 자라고 짐승과 물고기가 많은 땅이었다. 이 말을 들은 유리왕이 수도를 졸본에서 국내성으로 옮겼다.

고구려 제10대 산상왕이 아들이 없어 하늘에 기도를 했다. 즉위 12년 되던 해 겨울, 제사에 쓸 돼지가 도망친 곳에 가보니 그곳에 절세미인이 있었다. 왕이 밤에 여인의 집을 찾아가 합방을 하고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하늘이 돼지를 통해 왕자를 점지하고 수도를 옮기라고 알려준 것이다.

돼지꿈을 꾸면 부자가 된다고 믿고, 고사상에 돼지머리를 놓는 것도 이유가 있다. 돼지가 재물의 신이고, 인간과 하늘을 연결하는 소통의 수단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머리고기를 먹을 때면 부자 되기를 빌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앞으로 당연한 것으로 여겼지만 알고 보면 궁금한, 음식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이 지면을 통해 연재한다. / '음식 잡학사전' 저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