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에 혁신은 없었다. 라이벌인 '삼성전자를 따라갔다'는 조롱도 나왔다.
'뉴 아이패드'에 이어 '아이폰5'마저 제품 완성도를 높인 수준에 그치자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은 혁신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5'를 공개했다. 하지만 단말기 외형 외에 큰 변화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신작은 시리즈에서 꾸준히 사용해온 3.5인치 디스플레이를 4인치로 키웠다.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화면 비율은 16대 9로 바뀌었고 해상도는 1136×640으로 높아졌다.
한 화면에 들어가는 아이콘 수도 한 줄 더 늘어난 5줄이다. 무게는 112g으로 종전보다 20% 가벼워졌고, 두께는 7.6mm로 18% 얇아졌다. 카메라는 전작과 같은 800만 화소다.
단말기 뒷면을 유리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적용한 점, 30핀에서 8핀으로 작아진 충전 커넥터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다. 스펙만 보면 삼성의 '갤럭시S3'를 닮아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필 실러 애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아이폰5는 더 얇아지고 가벼워졌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 스스로 디자인 외에 획기적인 기능이 없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중요한 것은 아이폰5가 석 달 전에 나온 '갤스3'나 다음달 나올 예정인 '갤럭시 노트2'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이폰5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프로세서(AP)의 경우 경쟁제품 대비 절반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는 듀얼코어가 장착됐고 배터리 성능도 '갤스3'보다 나을 게 없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역시 국산 제품보다 떨어진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무선충전 등의 기능이 빠져 '예쁘고 가볍기만 한' 스마트폰으로 전락했다.
미국 언론조차 '아이폰5'에 대해 혹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아이폰5에 대약진은 없었다. 아이폰이 이제 지루해졌다는 비판을 어떻게 피해 나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상승하는데 그치며 최근 기록한 사상최고가 이하로 거래를 마쳤다.
아이폰5의 국내 상륙 시기는 이르면 다음달 말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번에도 한국을 1차(21일) 출시국(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21일)에 포함하지 않았다. 2차 출시국 명단에도 끼지 못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제품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64GB 399달러(이하 2년 약정 기준), 32GB와 16GB는 각각 299달러와 199달러로 책정했다.
한편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하면서 삼성전자와 또 다른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수가 819건으로 월드 '넘버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애플과 부품 분야에서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LTE 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며 법적 대응의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