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영화 '무지한 무슬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수단과 튀니지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들에게 튀니지와 수단을 떠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 피습 직후 수단과 튀니지 내 공관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수단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테러 조직은 계속해서 서방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미 정부의 지시는 전날 시위대 수만 명이 수단에 있는 미국과 영국, 독일 대사관 앞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수단 시위대는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수도 하르툼 주재 영국과 독일 대사관에 난입해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
무슬림을 모욕하는 영화로 인해 중동에서 시작된 반미 시위는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번졌고 대상도 미국뿐 아니라 서방 국가들로 확산일로다.
16일 이슬람 무장 세력이 시나이반도 북부의 이집트 치안 부를 박격포로 공격, 3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호주 시드니 중심가에서는 이슬람교도 500여 명이 과격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해 20명이 다쳤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반미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유혈 충돌로 이어지자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7개국 고위관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주 중동 지역과 기타 이슬람 국가를 휩쓸고 있는 규탄 집회와 폭동에 대한 공동 대책을 논의했다.
무슬림 지도자들 역시 영화는 비난하면서도 미국 대사 등 외교관들이 피살되자 신도들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 세계 수니파 이슬람교의 대표 사원인 이집트의 알아자르 사원은 "무슬림의 평화적 시위를 지지한다"면서 무슬림들이 온건한 이념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