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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사과와 차례상

사과와 차례상

추석 차례상을 차릴 때 빼놓을 수 없는 과일이 사과다. 그런데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점이 한 가지 있다.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은 '조율이시'가 기본이다. 그러니까 대추, 밤, 배, 감이다. 우리나라 대표과일인 사과가 빠져있다. 물론 홍동백서(紅東白西), 다시 말해 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에 진설하라고 보충했지만 역시 사과라고 꼭 집어 표현하지는 않았다.

사과가 차례상에서 이렇게 홀대받는 까닭이 무엇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짐작 가는 부분은 있다. 사과가 우리나라에 뒤늦게 전해진 과일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추와 밤, 배, 감이 모두 먼 옛날부터 이땅에 있었던 우리나라 토종과일인데 비해 사과는 외래종 과일이다. 조상 대대로 사과를 먹었을 것 같지만 우리의 선조들이 지금 같은 개량종 사과를 먹게 된 때는 생각보다 훨씬 짧다. 병자호란이 끝난 후이니까 대략 18세기부터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熱河日記)』에 기록을 남겼다. 본래 우리나라에는 사과가 없었는데 효종의 사위인 정재륜(鄭載崙)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사과나무를 들여 온 뒤부터 우리나라에 많이 퍼지게 됐다고 했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참고로 병자호란 이전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과일은 있었다. 지금과 같은 품종의 사과가 아니라 능금이었다. 보통 능금을 사과의 옛 이름 혹은 사과의 사투리로 알고 있지만 능금과 사과는 품종이 다르다. 능금 이외에도 내자(柰子)라고 하는 토종 사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정재륜이 개량종 사과를 들여오면서 토종 과일인 능금과 내자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 지금은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졌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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