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공능력 평가순위 38위인 극동건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 처리, 법정관리 수순을 밟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지난 25일이 만기도래한 기업어음 15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어음을 갚지 못하면 최종 부도 처리된다.
극동건설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웅진그룹)는 주력회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고 받을 대금 일부를 극동건설에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결국 지원에 나서지 않고 극동건설을 포기하기로 결론내리고, 이날 중으로 서울 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150억원의 어음 보다 오는 28일 돌아오는 35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차례로 돌아올 어음을 막기가 버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25일 만기도래한 어음보다 추가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에 대한 지원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날 중으로 모든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의 중이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만기연장 가능성이 있지만 웅진그룹 측은 사실상 자금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동건설은 지난 1998년 무리한 자금운용 탓에 부도 처리돼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2003년 외국계 투자회사인 론스타가 1700억원에 인수하며 그 해 법정관리를 종료했다.
이어 4년만인 2007년 웅진그룹이 3배가 넘는 가격인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했지만 이후 건설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단기차입금과 미분양, PF 지급보증 문제에 직면했다.
올해 상반기 말 극동건설의 단기차입금은 4164억원으로 반년 사이 751억원이 늘었다. 또 앞으로 1년 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인 유동성 장기차입금도 534억원으로 466억원이 늘었다.
지난 25일에는 강의철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정훈 전무를 새 대표로 선임하기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