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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나도 노동자다

시내에 볼 일을 보러 나갔다가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를 지나칠 때마다 마음이 적지 않게 불편했었다. 신문이나 SNS, 그리고 를 통해 끊임없이 쌍용자동차 문제를 접해왔지만 막상 코 앞에서 누군가의 억울한 죽음을 접한다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마음 속으로 연민을 느낄 때와 막상 내가 몸으로 그에 관해 실천하는 것은 이토록 거리가 있었다.

노동자나 노동운동이라는 단어는 내게 줄곧 파업과 폭력, 공권력과의 대립, 우락부락한 남자들의 혈서와 삭발, 학창시절의 데모나 위장취업을 연상시켰다. 왜 저토록 필사적이고 비장해야만 할까, 집단이기주의가 아닌가, 왜 대화 대신 파업만 일삼는가 라고도 생각했다. 그렇다고 더 깊이 문제를 파헤치고 싶진 않았다. 애써 외면하면서 묘한 죄책감이 들었지만 동시에 그런 찝찝한 감정이 들게 하는 그런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우연한 계기로 '노동문제'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우선 한국 사회가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차별적인지부터 알 수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노동조합을 기업생산활동의 일부로만 설명하고 노동운동의 부작용을 부각시키고 있었고 '노동자'라는 개념을 차별적으로 소외시키기 위해 일부러 '근로자'라는 단어도 나중에 도입했을 정도였다. 일반시민들의 반노동자의식은 청소년시절부터 주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문직/ 고학력자가 되어도 비정규직 문제 등 개개인이 '노동자'로서 당면한 문제들은 얼마든지 산재해 있었다.

노동문제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서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방법은 간단했다. 내가 먼저 어깨의 긴장감과 비장미를 빼고 다가가는 것이다. 핵심은 감정적 연민을 투영하기보다는 그 부당한 일이 언제라도 내게 같은 형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자세였다. 한 사람이 부조리하게 깊게 상처받는 일은 너와 내게 언제라도 올 수 있는 일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노동문제를 나 포함, 모든 일꾼들의 보편적인 권리로서 바라볼 수가 있는 것이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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